얼마 전 유튜브에서 '도로를 달리기만 해도 전기차가 충전된다'는 제목의 영상을 우연히 시청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엔 그저 홍보성 콘텐츠라고 생각했는데, 영상 속에는 실제로 주행 중에 무선으로 전력을 공급받는 전기차가 등장했고, 특정 국가에서는 이미 시범 도입 단계에 있다는 내용을 소개하고 있었습니다. 이후 관련 기술을 검색하면서, 이른바 '무선 충전 도로(Wireless Charging Road)'라는 기술이 실제로 존재하고, 활발히 연구 및 실험이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되었습니다. 전기차가 활성화되면서 충전 인프라 부족 문제는 늘 따라붙는 과제로 여겨졌습니다. 하지만 이 무선 충전 도로 기술은 기존의 고정형 충전소 개념을 뛰어넘어, 도로 자체를 충전 인프라로 전환함으로써 전기차의 주행거리 걱정 자체를 없애줄 수 있는 혁신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도로에서 전기 공급받는 전기차'라는 말은 단순히 미래의 공상 과학 이야기가 아니라, 이미 현실에서 구현되고 있는 기술입니다. '주행 중 무선 충전 도로' 실현 사례는 앞으로 우리가 어떤 방식으로 자동차와 인프라를 바라보게 될지를 결정짓는 중요한 기준이 될 수 있습니다. 오늘은 이 흥미롭고도 혁신적인 기술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주행 중 무선 충전 도로란?
주행 중 무선 충전 도로는 차량이 도로 위를 달리는 동안 전자기 유도(Electromagnetic Induction) 또는 자기 공진(Magnetic Resonance)을 활용하여 배터리에 전력을 공급받는 시스템입니다. 이 기술은 도로 아래에 충전용 송신 코일을 매립하고, 전기차에는 수신용 코일을 장착하여 두 코일 간에 무선 전력 전송이 이루어지는 원리로 작동합니다. 주행 중에도 충전이 가능하기 때문에, 정차 없이도 배터리를 지속적으로 보충할 수 있어 주행거리 문제를 크게 개선할 수 있습니다.
기술이 주목받는 이유
전기차의 가장 큰 한계 중 하나는 배터리 용량과 충전 인프라입니다. 충전소의 수가 충분치 않거나, 충전 대기 시간이 길어질 경우 운전자에게 큰 불편을 줄 수 있습니다. 특히 장거리 주행 시 충전소 위치를 미리 파악하고, 중간에 긴 시간 동안 정차해야 한다는 점은 전기차의 대중화를 막는 요소 중 하나입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주행 중 충전이 가능한 기술이 부각되었으며, 실제로 이 방식은 고속도로, 버스 전용 차로, 도시 내 특정 구간 등에 적용될 수 있어 활용 범위가 넓습니다. 또한 차량이 정지한 상태에서 충전되는 기존 기술과 달리, 무선 충전 도로는 교통 흐름을 방해하지 않고도 충전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실제로 시행 중인 국가들
이스라엘은 세계 최초로 상용화에 가까운 무선 충전 도로 시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국가 중 하나입니다. 텔아비브에서는 ElectReon이라는 스타트업이 중심이 되어, 도심 내 버스 노선 일부에 무선 충전 시스템을 설치하고 실제 운행 테스트를 하고 있습니다. 스웨덴도 이 분야에서 적극적입니다. 스톡홀름 외곽에 위치한 도로에서 시범적으로 무선 충전 기술을 적용하고 있으며, 2030년까지 전국 도로 중 일부를 무선 충전 가능한 도로로 전환한다는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미국은 미시간주가 중심이 되어 디트로이트 인근에 약 1마일(1.6km) 길이의 무선 충전 테스트 도로를 조성하였으며, 이스라엘 기업 ElectReon과의 협업을 통해 상용화 여부를 타진하고 있습니다.

어떤 기술이 활용되나요?
무선 충전 도로에는 다음과 같은 핵심 기술이 적용됩니다. - **고출력 송신 코일**: 도로 아래 매립되어 차량이 일정 속도로 지나가도 안정적인 전력 전송이 가능하도록 설계됩니다. - **지능형 전력 관리 시스템**: 차량의 속도와 배터리 상태에 따라 전력을 조절하여 에너지 효율을 높입니다. - **주파수 동기화 기술**: 여러 차량이 동시에 도로를 주행할 때 간섭 없이 안정적인 전력 전달이 가능하도록 해줍니다. - **차량 내 수신 코일과 배터리 연동 시스템**: 송신 코일과 정확히 맞물려 안정적인 수신이 이루어지도록 차량 하단에 장착됩니다.
기술 상용화를 위한 과제
이 기술은 매우 혁신적이지만, 상용화를 위해서는 넘어야 할 과제도 많습니다. 첫째, 설치 비용이 높다는 점입니다. 도로에 전력 인프라를 구축하려면 막대한 예산과 시간이 필요합니다. 특히 기존 도로를 보수하거나 재시공해야 하는 경우 비용은 더욱 증가합니다. 둘째, 표준화가 부족합니다. 차량마다 수신 시스템이 다르고, 도로 시스템도 통일되지 않아 상호 호환이 어려운 상황입니다. 국제 표준이 마련되지 않으면 대중화에 제약이 따를 수밖에 없습니다. 셋째, 효율성 문제입니다. 아직까지는 전력 손실이 있는 편이며, 주행 중 충전 속도가 급속 충전에 비해 낮다는 단점도 존재합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연구가 계속 진행되고 있습니다.
국내 도입 가능성과 움직임
국내에서도 이 기술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으며, 정부 주도 또는 민간 기업의 연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한국전력과 일부 자동차 제조사, 건설사가 협력하여 무선 충전 도로 시범 사업을 검토 중이며, 향후 고속도로 휴게소 구간 또는 공공 교통 인프라에서 시범 도입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또한 국토교통부는 친환경 모빌리티 인프라 확장의 일환으로 도로 기반 충전 기술에 대한 중장기 로드맵을 수립 중입니다. 아직은 초기 단계지만, 전기차 보급률이 점점 높아지는 만큼 기술 도입 속도도 빨라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미래의 충전은 도로 위에서 이뤄질 수 있습니다
전기차는 이제 단순한 트렌드를 넘어 전 세계적으로 본격적인 전환을 이끌고 있는 핵심 모빌리티입니다. 그러나 충전 인프라는 여전히 병목 요소로 작용하고 있으며,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가장 획기적인 방안 중 하나가 바로 무선 충전 도로입니다. 도로에서 전기를 공급받는 전기차, 주행 중 무선 충전 도로 기술은 단순한 편의성 이상의 가치를 가집니다. 이는 궁극적으로 교통 흐름을 개선하고, 도시의 에너지 활용 구조를 재편하며, 더 친환경적인 미래 교통 체계를 만드는 데 기여할 수 있습니다. 현재는 일부 국가의 시범 사례에 불과하지만, 기술 발전과 인프라 확장 속도가 지속된다면 머지않아 우리가 타고 다니는 도로에서도 이 기술을 직접 체감하게 될 날이 올 것입니다. 무선 충전 도로는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새로운 시대의 기반이 될 인프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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